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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니었어? 버추얼 인플루언서

카라멜츠 2022. 3. 28. 13:29

요즘 TV나 SNS를 보다 보면 놀랄 때가 있다. 눈에 띄는 외모와 힙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며 신인 걸그룹 혹은 모델인가 하고 찾아보면 사람이 아니었던 것에서 놀라고 또 알면서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자신을 보며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이렇게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통해 실제 사람과 흡사하게 만든 가상의 인물을 제작하여 인플루언서로 활용할 때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라고 부른다. 실제 인플루언서처럼 SNS에서 활동하며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미디어에 모습을 드러내며 광고모델, 마케팅 활동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다양한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출현하면서 MZ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탄생

@ 프리한 19

 

가상 인플루언서의 등장은 1996년 일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 최초의 사이버 가수로 불리는 ‘다테 쿄코’가 가상 인플루언서 혹은 가상 연예인의 시작이 되었다. 그 후 국내에서는 1997년 사이버 가수 ‘아담’이 등장하면서 가상 연예인의 시대가 열릴 것 같았다. 하지만 당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한계로 인해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많았고 비용 문제도 있어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되기 어려웠다. 때문에 캐릭터를 사람과 동일선상에서 바라본다는 느낌보다는 기술을 이용한 하나의 이벤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변화

 

그렇다면 최근에 가상 인플루언서가 다시 각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로지 인스타그램

 

첫 번째는 기술적 한계의 극복이다. 컴퓨터 그래픽의 발달로 움직임, 표정, 피부 톤까지 세밀하게 묘사하여 사진이나 영상으로 볼 때 실제 사람과 동일한 수준까지 제작이 가능 해졌다. 거기에 디테일한 배경 설정과 성격, 취향, 취미 등 있을 법한 스토리로 대중들의 몰입도를 올렸다.

 

 

 

@ CUCCI, MLB와 협업한 제페토

 

두 번째는 메타버스의 유행이다. 예전에 가상 현실이라는 것은 영화 속에 나오는 SF의 영역이었다. 물론 게임이 발달하고 그 안에서의 활동이 가상 현실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상’이라는 단어와는 확연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소통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가상 현실에 대한 이질감이 급격하게 줄었다. 요즘은 메타버스를 이용한 각종 행사, 광고 등 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로지 인스타그램

 

세 번째는 대중들과의 소통이다.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팬들의 반응에 답글을 달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친근함을 느낀다. 만약 이런 과정이 없고 뮤직비디오 등의 영상 콘텐츠만 있었다면, 실제와 똑같은 모습이라고 해도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누군가 만들어낸 세상을 대중이 감상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이 가상 인플루언서를 받아들이게 된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네 번째는 기술만 있으면 적은 비용으로도 시공간에 제약 없이 수많은 콘텐츠와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것과 100% 통제가 가능해 모델의 사생활 논란 등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브랜드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일이 없기 때문에 광고주의 리스크를 현격히 줄여줄 수 있다.

 

 

 

우리가 제일 잘나가

@ 슈두 인스타그램

 

‘슈두(SHUDU)’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원조이다. 2017년부터 활동한 그녀는 실제 런웨이 모델을 방불케하는 피지컬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슈두는 영국의 사진작가 캐머런 제임스 윌슨이 만들었다. 최근에는 삼성 Z Flip의 모델로 발탁되면서 국내에 얼굴을 알렸으며, 9월에는 동료 버추얼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엘르 화보 및 인터뷰를 진행했다. 슈두의 인스타그램은 데뷔한지 2년 만에 1억 7천 명의 팔로워를 끌어들였다.

 

 

 

@ 신한 라이프

 

‘로지(ROZY)'는 싸이더스 스튜디오에서 만든 국내 첫 버추얼 인플루언서이다. 최초로 TV 광고에 출연할 만큼 국내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신한 라이프는 가상 인간 로지를 통하여 '새로움'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로지는 쉐보레, 반얀트리, 질 바일 질스튜어트 등 다방면에서 모델로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로지는 매력적인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춤 실력까지 가지고 있어 많은 광고주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올해에만 1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내며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이다.

 

 

 

@ 릴 미켈라 인스타그램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버추얼 인플루언스는 '릴 미켈라(Lil Miquela)'이다. 릴 미켈라는 작년에만 130억 원의 수입을 거둔 브라질계 19살 미국 가수이다. 여러 음악 앨범을 발매했을 뿐만 아니라, 샤넬, 프라다, 디올 등 각종 명품 브랜드의 모델도 되었다. 스타트업 기업 '브러드(BRUD)'에서 태어난 릴은 광고와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 잡지 모델로도 활동한다. 인스타그램에서만 30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어, 광고성 게시글을 한 번 올릴 때에도 약 950만 원을 받는다. 2018년에는 타임지가 그녀의 영향력을 인정해 BTS와 함께 '온라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으로 선정했다.

 

 

 

@ 이케아

 

일본 이케아 하라주쿠점 광고 모델로 유명해진 일본의 ‘이마(Imma)’는 일본 스타트업 AWW가 만든 가상 인플루언서다. 광고 속 이마는 하라주쿠 매장에서 3일간 먹고 자며 요가와 청소를 하는 등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대형 화면에 틀었다. 인간 모델로는 실제로 실행하기 어려운 장면이 많은 화제가 되었다. 이마는 34만여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 7억 원의 수익을 냈다.

 

 

 

현재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패션, 화장품, 식품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광고가 유명 연예인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대중들이 친근하게 느끼는 인플루언서의 영역이 넓어졌다. 하지만 결국 기술로도 완벽하게 만드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며 결국 소비자가 가상의 인물임을 인지하고 있다면 결코 실제 사람이 될 수는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인간답게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가상 인플루언서의 콘셉트에 부합하는 스토리를 구상해 간극을 좁히는 노력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