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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멜츠/마케팅 트렌드

신선한 추억이 된 레트로

우리는 과거를 회상할 때 좋은 일만 떠올리는 습성이 있다. 이를 좋은 기억은 떠올리고 좋지 않은 기억은 빨리 지워버리고 싶어 하는 기억 편향을 경향성을 의미하는 무드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이라고 한다. 코로나-19라는 최악의 팬데믹 상황과 그로 인한 경기 침체 등은 현재의 힘든 상황을 뒤로하고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에 빠지게 하고 그로 인해 국내 산업계 전반에 레트로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기성세대의 레트로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겪은 것을 추억하며 다시 즐긴다’가 된다면, MZ 세대의 레트로는 ‘겪지도 않은 걸 마치 겪은 듯이 즐긴다’가 된다. 이들의 차이가 느껴지는가? MZ 세대에게 레트로는 하나의 놀이다. 마치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처럼 그때 그 문화, 그 물건, 그 음악, 그 행동을 즐기며 서로 즐거워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 역할 놀이하듯 과거 시점에 몰입한다. MZ 세대가 누리는 레트로 코드 중 하나가 바로 Y2K 다.

 

 

 

음악 따라 추억 따라

© 맥심 Youtube

 

동서식품은 이번 여름 ‘맥심 시티 써머 라이프’ 패키지를 출시하면서 배우 공효진과 함께 한 광고를 공개했다. 무더운 도심 속에서 시원한 맥심과 함께 하는 일상을 담은 광고에는 시티 팝의 원조로 평가받는 김현철의 ‘오랜만에’라는 곡이 이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삽입되었다. 제안을 받은 김현철은 1089년 버전을 새롭게 2020년 버전으로 편곡해서 색다른 스타일로 완성하였다. ‘시티써머라이프’ 라는 맥심의 슬로건에 맞게 ‘도시 속에서의 여유’라는 감성을 전달하는데 성공하였다.

 

 

 

복고 노래와 언어유희

© 캐롯 손해보험 Youtube                                                                   © 종근당 Youtube

 

예전 노래의 주인공이 직접 노래를 부르거나 레트로한 노래를 배경에 깔아서 분위기를 내는 경우도 있지만 확실한 포인트를 짚어서 브랜드를 쉽게 각인시키는 광고도 있다. 신민아를 모델로 한 ‘캐롯 손해 보험 퍼마일 자동차 보험’ 은 ‘Eruption의 One Way Ticket을 개사하였는데 단순히 가사만 바꾼 것이 아닌 같은 발음을 이용하였다. ‘One Way Ticket - 원 마일 타면’ 이렇게 ‘원’이라는 같은 발음을 사용함으로써 이 노래를 아는 대중들은 더욱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종근당 올앳미 콜라겐’도 같은 방식으로 제작하였는데 ‘Serebro - Mi Mi Mi’ 노래의 포인트인 Mi Mi Mi를 살려 올앳미와 접목시켰다. ‘Mimimi only mimi – 미미미 올앳미’. 단순히 멜로디만 가져오는 것이 아닌 가사를 브랜드 네임과 접목시켜 좀 더 센스 있는 광고가 되었다.

 

 

 

패러디를 넘어선 싱크로율 100%

© SBI저축은행 Youtube

 

SBI 저축은행은 유튜브용 기업 광고 시리즈 ‘저축 가요’를 제작하였는데 가수 혜은이의 ‘제3한강교’를 제치 있게 개사하여 불렀다. 인기 유튜버인 신세대 트로트 가수 ‘요요미’ 가 모델과 노래를 직접 하였고 1980년대 제3한강교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혜은이의 헤어스타일과 패션을 그대로 따라 했다. 노래 제목은 ‘월급은 흘러갑니다’. 평소 혜은이의 커버 영상을 업로드할 정도로 비슷한 창법을 구사하는 요요미의 노래와 80년대 느낌의 배경과 카메라 앵글은 단순히 재미를 살린 패러디를 넘어 한 편의 뮤직비디오처럼 느껴져 대중들의 극찬을 받았고 직장인의 가슴에 와닿는 가사가 더해져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제 레트로는 과거를 추억하기만 하는 장치가 아니다. 새로운 트렌드와 문화로 대두하고 있다. 현대로 소환된 과거는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뿐만 아니라 새로운 신선함까지 주고 있다. 레트로는 과거의 양상으로만 남지 않고 2000년대에 맞춘 재해석 된 뉴트로로 탈바꿈했다. 과거를 추억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대세’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시간의 간극을 넘어 소환된 과거의 향기는 지금도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