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제품 디자인과 미래 지향적인 트렌드를 제시한 젠틀몬스터는 론칭 10년 만인 2021년 현재 전 세계 30개국 400여개 매장에 진출했으며 기업 가치는 1조원에 달한다. 블랙핑크 제니, 전지현, 마돈나, 지지 하디드 등 세계적인 패셔니스타들이 이 브랜드의 선글라스를 즐겨 쓰고, 2017년에는 루이비통을 소유한 세계 최대 명품 그룹 LVMH 계열 사모투자(PEF) 운용사인 엘캐터톤아시아로부터 약 700억원을 투자받는 등 해외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젠틀몬스터는 2011년 한 영어캠프 회사의 신사업으로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출발했다. 처음에는 외면받았지만 김한국 대표는 디자인에 대한 본질적 니즈를 캐치하고 수개월 동안 디자인 개발에 몰입했다. 그러던 중 반전의 기회를 맞게 되는데, 2014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 천송이가 젠틀몬스터 선글라스를 쓰고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많은 돈을 들인 PPL이 아니었다.
당시 전지현이 선글라스를 쓰는 장면이 있었지만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의 종류가 200가지가 넘었다. 브랜드의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젠틀몬스터’도 전지현 스타일리스트에게 전달됐지만, 선택의 여부는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결국 뛰어난 디자인을 가진 제품력이 브랜드의 운명을 갈라놓은 셈이다. 이것이 젠틀몬스터가 ‘천송이 선글라스’로 알려지면서 국내는 물론 중화권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시발점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타 브랜드와 다른 행보를 걷는 ‘젠틀몬스터’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된다. 히트한 드라마 PPL은 단기간에 소비자에게 관심과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효과를 가지지만 지속성을 가지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관심의 효과를 지속시키는 것이 브랜드의 진정한 실력이라 할 수 있다. 젠틀몬스터는 이렇게 만들어진 인지도를 플래그십 스토어에서의 브랜드 경험으로 연결해 팬덤을 만들어 나간다. 공간을 활용한 브랜딩이다. 논현동에서 시작한 쇼룸을 청담동, 홍대로 확장하면서 매장 자체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보통의 안경 가게가 아닌 ‘젠틀몬스터’의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초현실 예술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초현실 예술 작품으로 가득 채운 갤러리 공간 같은 매장에서 ‘젠몬다움’을 경험하는 브랜드 공간이다. 그들의 시작은 홍대 쇼룸에서 이루어진 ‘퀀텀 프로젝트’였다. 쇼룸이지만 1층에 제품을 하나도 진열하지 않았다. 1층은 단순히 ‘매력적인’ 공간으로 이루어졌으며, 젠틀몬스터는 25일에 한 번씩 테마를 변경해 인테리어를 갈아엎었다. 꽃이 테마일 때는 바닥 전체를 생화로 뒤덮고 ‘핑퐁’이 주제일 때는 컬러풀한 탁구장으로 변신. ‘잼’이 주제일 때는 종일 토스트를 구워 잼을 발라 방문객들에게 나눠줬다.





제품이 전시되고 매출이 발생하는 상업적인 공간이면서 젠틀몬스터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표현된 매장들은 제각각 다른 콘셉트와 스토리로 디자인됐다. 젠틀몬스터가 공간에 이렇게 큰 공을 들이는 이유는 공간이 뿜어내는 아우라에 비해 단순하다. 소비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제품이 매력적이어야 하지만 제품이 놓이는 장소 또한 매력적이어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예술을 대하는 CEO의 특별한 마인드’나 ‘예술에 대한 투자’로는 탄생되지 못했을 이 거대한 공간들은 오로지 브랜딩을 위한 것이었고 그 스마트함은 큰 힘을 발휘했다.
작년에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들어선 플래그십 스토어 ‘하우스(HAUS) 도산’은 퓨처 리테일 콘셉트로 이루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야외 활동이 줄면서 젠틀몬스터 대표 제품인 선글라스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는데, 미래형 공간을 통해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드러내고 고객 접점을 새롭게 마련한 것이다.
하우스 도산은 디저트(누데이크), 선글라스, 화장품(탬버린즈) 등 젠틀몬스터가 운영하는 브랜드들이 층별로 입점해 있는데, 곳곳에 예술작품은 물론 로봇까지 설치되어 있다. 이곳은 젠틀몬스터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이미 미술관인지 쇼룸인지 헷갈리는 공간을 구현한 이들이 만든 종합 선물세트이자 아이아이컴바인드가 향후 몇 년에 걸쳐 선보일 'UNOPNED:FUTURE'라는 주제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하우스 도산 안에는 흔한 소품이 없다. 곳곳에 놓인 설치물을 통해 미래를 느낄 수 있다.
이렇듯 젠틀몬스터는 ‘공간’과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가 제공하는 아름다움과 가치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흥미를 불러일으켜 구매로 이끌었다. 소비자들은 예술적 감각과 분위기 속에서 긍정적 사용 경험을 느끼고, 그 브랜드의 감성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녹이게 된다.
카라멜츠
사람들의 마음속 달콤하게 녹아드는 광고를 만드는 카라멜츠_Caramelts 입니다.
caramelts.co.kr
'카라멜츠 > 마케팅 트렌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을 구독하는 시대 <구독경제 3.0> (0) | 2022.11.03 |
---|---|
콘텐츠로 승부한 <토스>의 마케팅 (0) | 2022.11.03 |
쉬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힐링마케팅> (2) | 2022.10.28 |
브랜드의 신뢰를 책임지는 <리뷰어 키우기 프로젝트> (0) | 2022.10.26 |
악뮤 이찬혁, 극한의 콘셉트로 끌어올린 이슈 마케팅 (0) | 2022.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