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닉 브랜딩은 소리 나 음악 등 청각적 요소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소닉 브랜딩의 활용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업 광고에서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멜로디로 표현한 ‘CM송’, 짧지만 강렬하게 브랜드의 시그니처 사운드가 되는 ‘징글’ 혹은 드라마의 OST도 전형적인 소닉 브랜딩이다. 한편 이러한 노래나 징글 외에도 소리 그 자체를 이용하여 소비자들을 즐겁게 하는 마케팅도 있다. 눈 보다 귀를 위한 광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제품의 소리로 음악을 만들다
2021년 애플은 창립 4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영상을 제작하였다.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이 애플을 창업한 창고를 배경으로 지난 45년 동안 애플의 주요 제품들의 실제 사운드만을 가지고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영상에 담았다.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A.G Cook은 총 21개의 사운드를 사용하여 음악을 만들었다. 주변에서 들을 수 있는 실제 소리로 음악을 만든다는 놀라움과 동시에 애플 유저들에게는 익숙한 사운드가 그동안의 역사를 떠올릴 수 있게 하였다. 각각 다른 시기와 다른 제품의 소리들이지만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들리고 이것은 철학에서부터 디자인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애플 감성의 일관된 통일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한다.
시끄러운 감자칩 소리를 피하는 방법
감자칩을 먹으며 영상을 본 적이 있다면 중요한 장면에서 소리를 올리거나 씹는 것을 멈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팝콘과는 달리 씹는 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감자 칩 브랜드 Lay’s에서는 ‘Crispy subtitles’라는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최초로 유튜브를 위한 구글 크롬 확장 플러그인을 만들었는데 총 178시간이나 되는 전 세계인의 감자 칩 먹는 소리를 녹음하고 AI에 교육시켜 감자 칩 먹는 소리가 나면 자동으로 자막이 켜지는 프로그램이다. 이 광고를 보고 정말 필요해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이 마케팅의 본질은 이벤트를 활용하여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다. 감자 칩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환경까지 고려한다는, 요즘 말로 ‘감자 칩에 진심인 브랜드’ 이 한 문장을 실용적이면서도 센스 있게 전달한 광고이다.
귀로 하는 환상의 경험
하만은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브랜드로서 JBL, AKG 등 폭넓은 라인업과 제품을 가지고 있는 최고 수준의 음향 전문 브랜드이다. 2019년 ‘Power of Sound’ 광고는 사운드가 선사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시각적인 장치를 과감히 최소화했다. 깊은 동굴, 5000미터 심해, 자동차 경주 트랙, 우주 공간 등 다양한 장소를 소리로 구현한 입체감 있는 음향은 듣는 이가 마치 그 공간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선명하게 표현한다. 음향에 관심이 많은 20-40세대와 극장 관객을 메인 타깃으로 정하고 JBL 음향 설비를 설치한 메가박스에 이를 집행함으로써 더욱 강력한 사운드의 힘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마치 1분 47초의 짧은 여행을 마친 듯한 느낌을 주는 이 광고는 ‘서울 영상광고 제 2019’에서 크래프트(Craft) 부문 최고 상인 그랑프리(Grand Prix)를 수상했다.
작은 소리 큰 집중 ASMR
광고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어떠한 형태로든 자극을 주려고 한다. 한번 들으면 꽂히는 중독적인 노래, 화려한 비주얼, 유명한 모델, 반전 스토리, 유머, 감동 등 흘러가지 않고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사용한다. 하지만 반대로 최대한 자극을 줄인 광고도 있는데 그것은 ASMR을 이용한 광고이다. ASMR은 ‘자율 감각 쾌락 반응’이라는 뜻이고 풀이하자면 ‘나른한 쾌감’이라고 할 수 있다. 물건을 쓰다듬는 소리, 속삭이는 소리 등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인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영상이다. 페이스북,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광고에서도 사용하는 추세이다.
IKEA의 ‘Oddly IKEA’에서는 침구를 중심으로 방 안의 가구를 만지고 두드리는 태핑(Tapping)을 사용하였다. ASMR은 보통 잠들기 전에 누워서 주로 시청하기 때문에 침구 광고에 사용한 것은 자연스럽게 편안함과 연결된다.
THEFACESHOP의 ‘닥터벨머 민감 남녀 연구소’는 속삭이는 소리(Whisper)를 사용한 퀴즈 쇼 콘셉트로 탄산 소리, 혜성 소리 등 다양한 소리 문제를 내고 마지막 문제의 정답은 자연스럽게 닥터벨머를 바르는 소리로 이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속삭이기만 하는 이 광고가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성공 요인은 스마트폰 시대에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해 주고 기존 ASMR 시청자들이 콘텐츠 자체로 즐길 수 있는 정도의 완성도에 있다.
'카라멜츠 > 마케팅 트렌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쾌한 몰래 카메라, 치트 마케팅(Cheat marketing) (0) | 2022.03.14 |
---|---|
백문이 불여일견, 라이브 테스트 마케 (0) | 2022.03.11 |
제품이 등장하지 않는 광고 (0) | 2022.03.11 |
중독되는 B급 맛, 병맛 (0) | 2022.03.11 |
신선한 추억이 된 레트로 (0) | 2022.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