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은 만우절은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서로 속이면서 즐거워하는 날이다. 하지만 이제 친구들끼리의 장난을 넘어 기업들에게도 전파가 되었다. ‘기업의 명절’로 불리는 만우절 마케팅은 당장의 매출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지만 소비자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화제가 되는 것만으로도 이슈화를 통해 자사를 홍보할 수 있다. 나아가 기업의 이미지와 비전을 빗대어 나타낼 수 있다. 만우절 마케팅의 핵심은 트렌드와 대중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선을 잘 지키는 것이다. 모자라면 뻔해서 재미가 없고 너무 과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들이 센스 있는 마케팅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는지, 또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었는지 알아보자.
이건 너무 진짜 같잖아?
지금도 만우절 방송 최고의 고전으로 꼽히는 BBC ‘파노라마’의 1957년 4월 1일 방영분은 유난히 따뜻한 겨울 날씨로 스파게티가 열리는 스위스 농장 이야기를 다뤘다. 실제 이 방송이 나간 뒤 수많은 시청자로부터 스파게티를 직접 키우는 방법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고 이에 BBC는 “스파게티를 토마토소스 통 안에 넣어 땅속에 묻으면 된다”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했다. 또한 2008년에는 하늘을 나는 펭귄을 보도했는데 알고 보니 실제 남극에서 촬영한 영상과 세트장에서 찍은 3D 영상들을 합쳐 제작한 것이었다.
알면서도 재밌는 이벤트
네이버 웹툰은 2018년부터 매년 4월 1일, 전날 밤 10시부터 썸네일을 독특하게 변경해 독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네이버 웹툰의 이 이벤트는 사실 속인다기보다는 함께 즐기는 하나의 이벤트로서 자리 잡고 있다. 2018년에는 임직원이 직접 그린 썸네일을 선보였고 2019년에는 독자와 임직원이 참여한 웹툰 코스프레 썸네일을 선보였다. 2021년에는 ‘쿠키’라 불리는 네이버 웹툰의 미리 보기 유료 서비스를 활용하여 직원들이 직접 만든 쿠키로 썸네일을 꾸몄다. 독자들은 원작의 썸네일과 비교하여 얼마나 비슷한지에 대해 서로 소통하며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슨 맛이게?
만우절을 맞이하여 가장 발 빠르고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는 기업은 식품*유통 기업일 것이다. 자사의 제품을 이용한 장난이나 새로운 제품의 조합 등 이벤트를 하기 좋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붕어싸만코’와 ‘더위사냥’을 새로운 모습으로 한정판 출시했다. 불닭 소스가 5% 첨가된 ‘멘붕어싸만코’, 에너지 드링크 한 캔 분량인 타우린 1000mg이 들어간 ‘졸음사냥’은 출시된 이후 유튜브에 많은 후기 영상이 올라오며 매운 아이스크림에 대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만우절을 통해 대중들의 취향과 선호도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지
팔도 비빔면을 즐겨 먹는 사람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한 개를 먹으면 아쉽고 두 개를 먹기엔 부담스럽다. 한 개 반이면 딱 좋겠다” 그래서 팔도는 만우절 이벤트로 ‘팔도비빔면 1.5인분 출시’를 알렸다. 그런데 마니아들 사이에서 1.5인분을 판매하라는 요구가 빗발쳤고 이후 면과 스프의 중량이 20% 늘어난 ‘팔도비빔면 1.2’를 1000만 개 한정 판매하였다. 또한 팔도 비빔밥도 2016년 만우절 이벤트로 시작했지만 큰 호응을 힘입어 2018년 출시되었다.
신기술로 유혹하는 IT기업
만우절이 되면 IT업계에서도 다양한 콘텐츠들이 화제가 되는데 기술적으로 그럴듯해 보이기 때문에 좀 더 재미있고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된다. T-Mobile의 ‘World’s First smartshoephone’에서는 세계 최초 스마트 신발 폰 ‘사이드 킥’을 소개한다. 신발 바닥의 스크린으로 통화를 하고 동시에 스피커 기능도 된다. 발끝에 달린 카메라로 셀카를 찍고 다른 사람과 신발을 맞대면 연락처 공유까지 가능하다. 너무 황당하고 비현실적이라 믿는 사람이 없겠지만 영상 자체만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콘텐츠이다.
구글은 ‘Introducing Google Tulip’에서 ‘튤립 번역기’를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연구진들의 인터뷰를 통해 튤립이 뿌리를 통해 소통이 가능하다고 밝히며 최첨단 기술을 사용해 식물과 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장면을 소개했다. 연구자가 튤립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면 튤립은 물이라고 구글 어시스던트를 통해 답한다. 튤립 공원에서는 수많은 튤립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갖는 튤립도 나온다. 스스로 음악을 틀며 리듬을 타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이 영상은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네티즌들은 ‘튤립의 몸짓이 귀엽다’, ‘식물과 대화하고 싶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님아, 그 선을 넘지 마오
테슬라의 CEO ‘엘런 머스크’는 만우절에 자금난으로 인해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며 트윗을 남겼다. 또한 엘런 머스크는 수더분한 모습으로 모델 3에 기댄 채 찢긴 테슬라 박스를 손에 들고 있는 사진도 공개했다. 찢긴 테슬라 박스에는 파산을 뜻하는 ‘Bankrupt’의 철자가 틀린 ‘Bankwupt’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농담으로 테슬라는 주가가 5% 급락했으며 투자자들의 쓴소리도 이어졌다.
폭스바겐은 공식 홈페이지에 미국 지사명을 폭스바겐(Volkswagen)에서 볼츠바겐(Voltswagen)으로 바꾼다는 내용의 보다 자료를 게시했다가 곧바로 삭제했다. 주식 투자자들은 볼츠바겐이 전기 단위인 볼트를 연상시킨다며 전기차 생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 예상해 폭스바겐의 주가가 9%나 급등했다. 이후 폭스바겐은 만우절 장난이었다고 밝혔고, 2015년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사건에 이어 또 한 번 신뢰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결국 주가 조작 의혹으로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의 조사 가능성도 거론되었다.
'카라멜츠 > 마케팅 트렌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끝없는 라이벌 전쟁, 비교 광고 (0) | 2022.04.08 |
---|---|
잘나가는 기업의 블로그에는 뭔가 있다?! (0) | 2022.04.01 |
사람이 아니었어? 버추얼 인플루언서 (0) | 2022.03.28 |
미지의 세계로의 도전, 스페이스 마케팅 (0) | 2022.03.23 |
MZ 세대의 유형을 찾아라, 레이블링 마케팅 (0) | 2022.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