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임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게임 속 여성 캐릭터는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를 가지고 있다. 때로는 좀 과하다고 싶을 정도로 왜곡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서 여성 게임 캐릭터 성 상품화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논란 속에 서비스를 종료했던 <서든어택2>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적나라한 노출 의상으로 여성 유저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렇게 지금까지 게임 속 여성 캐릭터는 성적 매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정형화된 틀 안에서 재생산되어왔다. 이에 맞서 도브가 ‘리얼 버추얼 뷰티(Real Virtual Beauty)’를 통해 새로운 교육과정과 여성 게임 캐릭터를 선보인다. 도브는 에픽게임즈 언리얼엔진과 함께 크리에이터들이 더 다양하게 여성을 형상화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 과정과 글로벌 아트 캐릭터 컬렉션을 구축했다.
이 캠페인은 “세계 13억 명의 여성과 소녀 게이머들 중 60%가 현재 다양한 아바타의 부족으로 소외감을 느끼며, 35%는 이러한 부족함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도브의 연구로부터 시작되었다. 도브는 ‘리얼 버추얼 뷰티’를 통해 캐릭터 개발 단계에서 개발자들이 무의식적인 편견을 피함으로써 여성 게임 캐릭터를 다양하게 정의하고자 한다. 나아가 모든 여성을 대표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도구나 글로벌 아바타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아가 영국 기반의 여성 권익 단체와 함께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과 게임 산업에 캠페인을 확대 및 전개할 예정이다.
또한 도브는 지난달 12일 토야 게임 스튜디오와 함께 로블록스에 첫 번째 게임 'Super U Story'를 발표했다. 현재 베타 버전으로 진행 중으로 초능력을 되찾아 아카데미 파괴를 막기 위해 퀘스트를 완수하고 플레이어간 협업해야 한다. 게임 안에서 다양한 여성 아바타와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다.
지속적인 도브의 리얼뷰티 캠페인
이번 캠페인뿐만 아니라 도브는 오래전부터 획일화된 미(美)의 기준과 그것을 부추기는 사회를 바꾸고 싶어 했다.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서 꾸준하게 설득해왔다. 보통의 뷰티 제품 광고는 비현실적으로 아름답고 깡마른 모델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도브는 달랐다. 체형도, 인종도 다양한 일반인 모델들이 화려한 옷이 아닌 흰색 면 속옷을 입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퍼밍 제품의 모델로 사용한 것이다. 도브는 이 캠페인을 1회성으로 남겨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The Evolution of Beauty(미의 진화)'는 한 여성이 등장하여 메이크업을 받고 디지털 조작을 거쳐 비현실적인 미모의 광고모델로 재탄생하는 모습을 담았는데,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고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3년 탄생한 역작 'Real Beauty Sketches'. 2주 만에 유튜브 조회 수 7340만 회라는 공전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도브는 좀 더 직접적이고 확실한 방법으로, 여성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잘못 설명하고 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여성이 스스로를 묘사하는 내용을 토대로 그린 그림보다 타인이 묘사하는 여성을 그린 그림이 훨씬 아름답다는 것을 FBI 훈련 스케치 아티스트와의 협력을 통해 보여주었다.
왼쪽이 스스로를 묘사한 내용을 토대로 그린 그림, 오른쪽이 타인이 묘사한 내용을 토대로 그림이다. 스케치의 대상이 된 여성들 또한, 타인의 묘사를 토대로 그린 오른쪽 그림이 더 아름답고, 행복하고, 정확하다고 인정했다. 이를 통해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아름답다.'는 사실이 전달되었다.
도브는 여성의 아름다움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것이며, 우리 모두가 아름답다는 한 가지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면서도, 하나의 수단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맞게 여러 매체를 활용하며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주입하려는 캠페인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로 소비자들을 설득한다는 점에서 훌륭한 캠페인 성공 사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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